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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등인의 별36

천국의 속삭임 천국의 속삭임 Rosso come il cielo : 이탈리아의 미르코 멘카치 음향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어릴 때 라이플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 미르코가 눈이 아닌 귀로, 마음으로 보여주는 감동의 이야기. 2011. 11. 8.
슬픈 열대 - 레비 스트로스 Tristes tropiques - Claude Lévi-Strauss 이 여름, 나는 꿈속을 걷듯 열대를 여행했다. 므바야족, 보로로족, 남비콰라족, 카두베오족, 투피 카와이브족... 등 [슬픈열대] 속 낯익은 집단들의, 그러나 여전히 생소하게 느껴졌던 사람들이 느릿느릿 내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해도 괜찮을지 모른다. 기웃거리는 호기심으로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내가 속한 사회와 그 구성원으로서의 편견을 버리고 거울로 비추듯 있는 그대로의 그 작은 사회 -이미 사회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던- 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물론 '진심으로' 라는 표현에는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한 민족학자의 눈으로 본 열대일 것이.. 2011. 11. 7.
식물의 잃어버린 언어 / 스티븐 헤로드 뷰너 자연을 지성과 영혼이 있는 생명체로 인식했던 옛날에는 자연과의 자연스러운 교감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Edward O. Wilson이 말한 생명사랑 biophilia -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향한 선천적인 즉, 유전적으로 이미 암호화되어 있는 정서적 친근감 - 은 바로 이런 태도의 한 모습이다. 그러나 생각이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고, 지구는 죽어 있는 존재이며 다른 생명체들은 본질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존재라고 교육받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야생과의 정규적인 접촉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생명에 대한 사랑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생명을 사랑하고 생명과 교감하게 해주는 유전적 암호가 발현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식물의 잃어버린 언어 / 스티븐 헤로.. 2011. 11. 7.
율리시스 ;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 (Ulysses) 오 블룸 블룸 당신이 하룻동안 걸어간 그 거리에는 보편적인 인간들의 삶이 찍혀있었지, 발자국처럼. 태어나서 자라고 사랑하고 죽는, 아니, 사랑하고 죽고 태어나고 사랑하는, 당신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야. 처음에 난 부조리를 이야기하려는 줄 알았어. 카뮈의 뫼르소처럼, 조이스의 블룸 블룸 블룸 자주 눈에 밟히는 오타마저도 조이스의 창의적인 표현기법이라 착각하고 싶을 정도로 복합적인 문장, 내용, 단어, 대화, 문장, 문장, 단어 그러나 삶은 사실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율리시스란 제목이 역설하고 있지, 블룸 블룸 우린 모두 칼립소의 섬에 갖혀있어,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매일같이 마초魔草인 몰리moly를 찾아헤매고 있지만 날개 신을 신은 헤르메스는 나타나주지 않고 블룸 블룸 당신의 몰리는.. 2011. 11. 7.
모래군(郡)의 열두 달 A Sand County Almanac : 알도 레오폴드 모래군(郡)의 열두 달 그리고 이곳 저곳의 스케치 A Sand County Almanac and Sketches Here and There BY ALDO LEOPOLD 알도 레오폴드는 1887년에 태어나 1948년에 사망했다. 그리고 이 책은 그의 생애의 마지막 10년 동안에 씌여진 책이라고 한다. 출생시기와 지역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레오폴드가 그 시절을 회상하며 쓴 이 야생의 오케스트라와도 같은 이야기들은 아주 어린 시절 한때 '야생의 아이'였던 내게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회상이라는 것이 주는, 돌이킬 수 없는 그리움의 흔적이 때 묻지 않은 야생을 더욱 아름답게 간직하도록 했을 것이다. 산과 산 사이의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며 산과 계곡물과 하늘의 절묘한 구도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던 바로 그.. 2011. 11. 7.
아인슈타인의 베일 - 안톤 차일링거 광자의 파동-입자 이중성에 대한 논의가 뜨거울 때, 프랑스의 귀족 출신 드 브로이 Louis de Broglie는 빛이 파동의 성질을 가질 뿐 아니라 질량이 있는 모든 입자들이 파동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1924년 파리에서 발표한 그 논문은 새로운 학문 세계를 향한 과감한 첫걸음이었다. 아인슈타인은 그것이 중요한 연구라는 것을 즉시 간파하고, 이제는 유명해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그는 거대한 베일의 한 자락을 들췄다.” 브로이의 주장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생각하면 복잡해진다. 광속은 초속 299,792,458미터로, 절대적인 최고 속도이다. 정확히 말해서 질량 있는 물체는 절대로 광속에 도달하지 못한다. 실제로 한 물체를 완벽한 광속에 도달하게 하려면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만약 한 물체.. 2011. 11. 7.
공간이동 Teleportation 데이비드 달링 불가능한 도약, 공간이동 TELEPORTATION The Impossible Leap 이 책의 원서는 2005년에 출판되었는데, 안톤 차일링거의 '아인슈타인의 베일-양자물리학의 새로운 세계(2004)'와 매우 닮았다. 다른 점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불가능한 도약, 공간이동 : TELEPORTATION The Impossible Leap) 과학 관련도서를 집필해온 작가답게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문체로 양자역학의 세계를 설명하며 노골적으로 공간이동의 가능성을 열어두려 한다는 것이고, 아인슈타인의 베일은 실험물리학자답게 실험의 경위와 결과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려 애씀에도 불구하고 문체가 거칠고(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조금 딱딱하게 느껴진다는 .. 2011. 8. 5.
로아나여왕의 신비한 불꽃 - 움베르토 에코 나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소 얌보 삽화적 기억들이 내 안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으니 당신보다 상황은 낫지만 아스라히 먼 손끝에 잡히지 않을 사각지대에 진짜 얌보들이 걷고 뛰놀고 헤엄치고 나무위에 올라가 앉아있소 그 삽화들은 곧 바스러질 파피루스 위에서 깔깔거리고 있단말이오 나는 그 삽화들을 알아보지 못하겠소 그게 얌보 당신인지 아닌지 그게 정말 나인지 추론된 나인지 재구성된 나인지 2011. 6. 28.